미국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엄포에도 무덤덤…S&P 0.57%↑·나스닥종합 0.62%↑·테슬라 0.10%↓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11월 26일(미 동부시간) 모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취임 첫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중국 상품에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은 이를 실제보다 과장된 협상 전략으로 간주하며 매수세가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34.26포인트(0.57%) 상승한 6,021.6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17.98포인트(0.62%) 상승한 19,172.81을 기록했으며,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 지수도 123.74포인트(0.28%) 오른 44,860.31로 장을 마쳤다. 특히, S&P 500과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이러한 반응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허세와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파이낸셜의 제이미 콕스 파트너는 “트레이더들은 이미 트럼프의 관세 발언을 가격에 반영했거나, 실제로 관세율이 그렇게 높게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라사풀리 투자 분석가 역시 "월가는 이러한 뉴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연말 계절적 상승 요인과 기업 실적 개선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금리인하 기조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더욱 강화시켰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통화정책의 제약 수준을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데 광범위한 지지를 보였다. 이러한 발언은 대선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혀, 금리인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63%로 반영했으며, 이는 전날 52%에서 상승한 수치다.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 이상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으며, 아마존도 3% 급등했다. 반면,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1% 하락했으며, ASML(-1.83%), AMD(-2.42%), 인텔(-3.30%)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관련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2.33% 급락했으며, 코인베이스 역시 6% 넘게 하락하며 시장의 신뢰를 시험받았다. 이는 최근 가상화폐 가격 하락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에너지 및 재료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유틸리티 업종은 1.5%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임의소비재도 1% 가까이 상승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무역분쟁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이날 9% 가까이 하락했으며, 포드도 3% 넘게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자동차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들이 많이 보유한 주요 외화증권 종목의 시황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테슬라는 338.26달러로 0.1% 하락하며 보관액이 전일 대비 10,984억 원 줄어든 26조 8,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0.66% 상승하며 보관액이 8,186억 원 감소했으나,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0.9%, 2.2% 상승하며 서학개미 투자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보였다.
다만,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4.13%)와 IONQ(-0.74%) 등 일부 반도체 및 인공지능 관련 종목은 약세를 보이며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50포인트(3.42%) 하락한 14.10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나 대외 불확실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두 달 연속 개선되며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뒷받침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CBC)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1.7로 전월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둔 시장 심리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트럼프의 관세 발언과 외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말 계절적 요인, 금리인하 기대감, 그리고 긍정적인 소비 심리로 인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및 가상화폐 관련주의 약세는 기술주 전반에 걸친 제한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